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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ME/기획

택티컬 커맨더스 - 유닛 밸런스

by 차르스 2021. 6. 13.

택컴은 MMO 를 기반으로 스타크래프트와 같이 여러 유닛을 사용해서 전장에서 PvP 혹은 굴에서 PvE 를 하는 방식의 게임이다. 이런 게임에서 게임 밸런스를 진행했었는데 우선 게임 밸런스의 포괄적인 개념부터 이야기하면 다음과 같을 것이다.

 

1. 게임 밸런스는 게임마다 목표하는 바가 다르다.

  - RPG 라면 캐릭터 생성 후 처음 진입하는 월드에서의 몬스터와의 전투 밸런스부터 보상 밸런스 그리고 유저 캐릭터의 성장 밸런스, 그리고 전체 레벨을 클리어해가는 난이도 등을 아우르는 표현일 것이다.

  -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개념이 없는 스타크래프트와 같은 RTS 라면 유닛들의 스탯 밸런스, 그리고 테란, 저그, 프로토스와 같은 종족이 있고 이들간에 개성이 있어서 유닛들의 스킬이 차이가 있다면 종족 간에 밸런스도 맞춰줘야 한다. 그리고, 유닛의 티어에 따른 생산 비용, 생산 시간도 이 밸런스에 속한다. 결국 한 판을 가장 재미있게 플레이할 수 있도록 게임 컨텐츠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스타크래프트와 같은 RTS 의 게임 밸런스 목표일 것이다.

 

그렇다면, 택컴은? 택컴은 1번에서 얘기한 RPG 와 RTS 를 모두 고려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게다가, 전쟁이 일어나고 있는 같은 필드에 실시간으로 유저들이 터져 나가고 다시 새로운 유저가 진입할 수 있는 방식으로 물리학으로 치자면 유체역학 같은 느낌이었다. 난해하단 이야기. 안타깝게도 이 게임 밸런스를 잡는 게 나의 미션 중 하나였는데 동지의 조언과 도움도 받으면서 어느 정도 맞춰갈 수 있었던 것 같다. 당시에 유닛 밸런스를 위해 고려했던 건 다음과 같았다.

 

 - 유닛 밸런스

  1) 그 유닛만 키우게 되는 최강의 유닛이 되어서는 안된다.

  2) 같은 성격의 유닛을 중복해서 만들지 않는다. 즉, 유닛은 글로벌리 유니크한 특징을 갖도록 한다.

 

휴머노이드

여기에 덧붙여, 택컴은 성장이 있는 MMO 게임. PvP / PvE 를 하면서 레벨업이 있고 유닛도 성장해 가는데 레벨이 다른 유저간에 전투 결과는 컨트롤보다는 유닛 레벨에 따라 좌지우지되기 쉬웠다. 스타크래프트에서는 유닛별로 인구수 개념이 있어서 고렙 유닛에 인구수를 늘려서 제한을 두었지만 택컴은 인구수 개념이 없고 유사한 밸런스 요소로는 캐릭터의 '전략'과 '기술' 이 있었는데 '전략'을 최대로 올리면 전장에 가져갈 수 있는 유닛의 갯수는 12개가 된다. 그렇다, 그렇게 많지 않고 다 터지면 전장 입구로 나갔다가 새로 스쿼드를 꾸려서 재진입을 해야 하고 모두 터져 있으면 수도로 돌아가서 수리를 해서 다시 그 전장으로 걸어간 후에 전쟁이 끝나지 않았으면 재합류를 해야 했다.

유닛 수리를 위해 수도까지 왔다갔다...

유닛 밸런스와 연관이 있는 전략 스탯 효과인 전쟁에 한번에 들고갈 수 있는 최대 유닛 수 12개를 늘리지 않는다고 가정해보자. 초보 유저의 시작은 6마리 정도는 되어야 한다는게 모두의 의견. +6 까지 최대 12마리 컨트로까지의 렙업을 어렵게 한다? 6마리가 택컴 전투에서 생각보다 일찍 터진다. 콘트롤할 수 있는 유닛이 너무 적으면 택컴 전투 특성 상 전투보다 재진입하는 과정이 더 길어질 수 있었다. 이는 게임의 본질적인 재미와 엮여 있는 부분으로 당시 우리는 RPG 식의 노가다 렙업보다는 RTS 적인 전투 재미에 게임의 재미 무게 중심을 더 두기로 했었다. 그러면 12마리까지는 어렵지 않게 가게 되었다고 하자. 그러면 12마리로는 충분한가? 더 늘릴 수 있을까? 스타크래프트에서는 종족당 인구수가 200으로 한정된다. RTS 게임에서 네트워크 싱크는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이런 제한이 있는건데 택컴은 한 국가당 25명 정도가 전쟁에 진입할 수 있는 최대 인원이었는데 각각이 12마리의 유닛을 들고 입장한다면 한 국가당 300 마리의 유닛이 동시에 활개를 치고 다닐 수 있게 된다. 게다가 사용자가 여럿이기 때문에 이 정보들을 여기저기 더 뿌려줘야 하고 들고온 유닛이 다 터지고 나면 전쟁에서 자동으로 나가게 되고 진입 큐에 있던 다음 유저가 재진입을 하게 되는데 이때 전장의 정보를 업데이트를 해줘야 한다. 그래서, 해 본 사람은 알겠지만 전쟁이 한참 진행 중인데 중간에 새로운 유저가 전장에 들어오면 로딩으로 멈추었던 것이다. 물론, 프로그래머분의 피나는 노력으로 라이브를 하면서 이 로딩을 거의 안느껴지는 수준까지 낮췄지만... 여튼, 이와 같은 이슈들로 유저들이 들고갈 수 있는 유닛수를 12마리에서 무작정 늘릴 수 없는 노릇이었던 것이다. 당시에는 이 프레임 안에서 유닛 밸런스를 잡으려고 노력했는데 지금 돌이켜보면 전략 스탯과 더불어서 유닛마다 인구수 개념을 두어서 카드 게임의 코스트처럼 덱 구성에서 좀 더 고민하게 하고 인구수 개념을 통해 유닛도 더 다양하게 만들면서도 레벨 차이를 조금 더 줄여볼 수 있었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도 든다.

 

그리고, 고렙 유닛과 저렙 유닛간에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어서 이를 초보행성, 실행성과 같이 행성별로 등급을 나누어서 일정 레벨이 되면 다음 단계 행성으로 이주를 하게끔 했었는데 이 방식이 다소 강제적인 방식이었고 유저들도 처음 시작했던 행성에 정이 붙었다고 다시 초보행성으로 돌려달라는 청원도 꽤 있었다. 그러나, 반면에 고렙과 저렙이 공존하면 고렙은 해피하고 저렙은 어이 없이 당하는 RTS 가 되버려서 당시 팀 차원의 의사 결정은 보통의 RTS 개념에 무게 중심을 더 두고 있었기 때문에 비슷하게 맞춰준다는 방향이었다. 이런 것들을 고려하면 당시에는 초보행성, 실행성을 나누는 것 외에는 좀 더 부드럽게 고럽/저렙을 밸러싱 할 묘안이 없었던 것 같다. 위에도 썼듯이 유닛별 인구수 개념을 둬서 고렙 유닛인데 남들 4마리 들고갈 때 이건 1마리만 들고 갈 수 있어, 이렇게 하는 게 답이었을까라는 생각도 들지만, 그렇다고 고렙 유닛이 저렙 유닛과 다를바가 없었다면 반대 급부로 열심히 게임 했더니 쪼렙이랑 다를 바 없냐? 라는 항의가 빗발치게 들어왔을 수도 있다.

 

택컴은 RTS 이자 RPG 이고 실시간 난입도 되는 전투에 MMO 로 성장이 쭈욱 이어지는 개념이 복합적으로 들어가 있는 새로운 게임성으로 주목을 많이 받았지만 만들고 서비스하는 입장에서 이 요소들을 모두 만족시키는 게임 밸런스를 찾기는 매우 고된 작업으로 기억에 남는다. 차라리, RTS 같은 밸런스를 포기하고 리니지처럼 고렙이 쪼렙 쉽게 PK 좀 할 수 있고 고렙 아이템 하나를 얻기 위해 경쟁하는 게임처럼 만들었으면 결과적으로는 더 잘되었을까? 아니면 리니지 커맨더스라고 비아냥을 받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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