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띵~?!' 불렀는데 대답이 없다. 자리를 보니 역시 자리 비움이다. 그는 택컴팀 팀장이자 회사 고위 간부이다. 내가 막 합류했을 시 팀이 총 4명이 되었는데 그는 리더+서버프로그래밍이 담당이었다. 첫 인상은 동네 인상 좋은 다소 푸짐한 형이었는데 그 규모에서 일 시켜놓고 divided by zero 같은 소소한(?) 서버 버그도 양념으로 만들어 두시고 회사 경영 관련 미팅으로 자리 비움이 계속 되면 그 좋았던 첫인상은 어느덧 관상학에 대한 회의론으로까지 가게 된다.
당시 회사의 모든 게임 서버는 독립된 서버팀에서 만든 유닉스 기반의 doomvas 라는 화려한 이름이 붙여진 공통의 서버를 사용했는데 택컴은 그 서버의 기본적인 것만 가져오고 나머지는 택컴에 맞게 고쳐서 썼었다. 서버가 터지면 coredump 라고 터진 부분의 메모리스택을 gdb 로 까볼 수 있었는데 코드를 따라가다보면 어디가 문제인지 대부분 알 수 있었다.
이렇게 기획자로서 택컴 서버에 대해서 조금씩 알아갔는데 2000년 연말이었을때 큰 시스템 버그를 하나 발견하게 된다. 바람이나 어둠 등 다른 둠바스 게임 서버에도 있었던 버그인데 택컴에 적용이 안되어 있었던 것. unix 의 fork 관련 버그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택컴이 드디어 최접 1,000 을 앞두고 있어서 흥분한 상태로 이 상황은 실시간으로 봐야지~ 하면서 사무실에서 계속 서버 로그만 보고 있었는데 이상하게 1,000 을 찍으려고 하면 새로 접속하는 유저가 접속이 안되고 있었다. 이게 모지.. 밤을 새가며 서버 로그 보고 직접 접속을 해보고 있었는데 아뿔싸! 서버 버그였다. 그토록 최접 1,000 을 간절히 원하고 있었는데 버그가 가로막고 있었다니... 자괴감이 들었고 바로 다음 날 수정 점검을 하고 택컴은 2000년 12월즈음 역사적인 최접 1,000 을 찍는다.
지금은 최접 만, 십만 이러지만 당시에는 온라인 게임으로 최접 1,000 은 회사에서 라이브의 분기점으로 상당히 의미있게 보던 시절, 그 버그를 확인하기까지의 과정과 해결후 로그에 동접 1,000 으로 숫자가 하나 더 늘어나는 걸 본 순간은 20년도 더 지난 지금도 잊혀지지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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