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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ME/기획

택티컬 커맨더스 - 추억 (3)

by 차르스 2021. 5. 4.

 '띵~?!' 불렀는데 대답이 없다. 자리를 보니 역시 자리 비움이다. 그는 택컴팀 팀장이자 회사 고위 간부이다. 내가 막 합류했을 시 팀이 총 4명이 되었는데 그는 리더+서버프로그래밍이 담당이었다. 첫 인상은 동네 인상 좋은 다소 푸짐한 형이었는데 그 규모에서 일 시켜놓고 divided by zero 같은 소소한(?) 서버 버그도 양념으로 만들어 두시고 회사 경영 관련 미팅으로 자리 비움이 계속 되면 그 좋았던 첫인상은 어느덧 관상학에 대한 회의론으로까지 가게 된다.

 

택컴 접속 실패 화면. 나중에 저 스트링도 패치등으로 인한 고의적인 서버 다운이냐 문제 있는 서버 다운이냐에 따라 메시지를 분기했던 기억이 난다. 온라인 게임 초기였으니 이런 스트링도 그렇게 디테일하지 않았고 개선 사항이었다.

 

 당시 회사의 모든 게임 서버는 독립된 서버팀에서 만든 유닉스 기반의 doomvas 라는 화려한 이름이 붙여진 공통의 서버를 사용했는데 택컴은 그 서버의 기본적인 것만 가져오고 나머지는 택컴에 맞게 고쳐서 썼었다. 서버가 터지면 coredump 라고 터진 부분의 메모리스택을 gdb 로 까볼 수 있었는데 코드를 따라가다보면 어디가 문제인지 대부분 알 수 있었다.

 

 이렇게 기획자로서 택컴 서버에 대해서 조금씩 알아갔는데 2000년 연말이었을때 큰 시스템 버그를 하나 발견하게 된다. 바람이나 어둠 등 다른 둠바스 게임 서버에도 있었던 버그인데 택컴에 적용이 안되어 있었던 것. unix 의 fork 관련 버그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택컴이 드디어 최접 1,000 을 앞두고 있어서 흥분한 상태로 이 상황은 실시간으로 봐야지~ 하면서 사무실에서 계속 서버 로그만 보고 있었는데 이상하게 1,000 을 찍으려고 하면 새로 접속하는 유저가 접속이 안되고 있었다. 이게 모지.. 밤을 새가며 서버 로그 보고 직접 접속을 해보고 있었는데 아뿔싸! 서버 버그였다. 그토록 최접 1,000 을 간절히 원하고 있었는데 버그가 가로막고 있었다니... 자괴감이 들었고 바로 다음 날 수정 점검을 하고 택컴은 2000년 12월즈음 역사적인 최접 1,000 을 찍는다.

 

 지금은 최접 만, 십만 이러지만 당시에는 온라인 게임으로 최접 1,000 은 회사에서 라이브의 분기점으로 상당히 의미있게 보던 시절, 그 버그를 확인하기까지의 과정과 해결후 로그에 동접 1,000 으로 숫자가 하나 더 늘어나는 걸 본 순간은 20년도 더 지난 지금도 잊혀지지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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