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 있는 골프장들은 각기 색깔이 뚜렷하다. 핀크스는 아기자기하고 이쁜 느낌이면서 밸런스가 갖춰져 있는 느낌이라면 나인브릿지는 고지대 침엽수림에서 프라이빗한 느낌, 그리고 롯데스카이힐은 광활한 벌판과 우거진 숲들이 야생의 느낌을 준다.
지인의 초청으로 회원제 코스인 스카이-오션 코스를 돌았는데 이날은 날씨가 온화하고 청명해서 라운딩 내내 골프장의 경치, 그리고 코스 설계에 푹 빠져서 라운딩을 할 수 있었다.
롯데스카이힐은 전체적으로 난이도가 있는 구장이다. 전장이 길면서도 코스가 평이하지 않다. 중간중간 벙커는 기본이고 페어웨이 폭의 변화와 커브 및 경사가 다양하며 그린은 좁은데 경사도 만만치 않다. 게다가 이 날은 도민 골퍼임에도 불구하고 한라산 라이와 그린의 경사를 당췌 읽기가 어려웠다. 음, 그린 위에 모래가 좀 있어서 그랬나? ㅎ
구름 한점 없고 바람도 없고 핑계댈 게 하나도 없는데 동반자+나는 홀을 지날때마다 스코어가 +1, +2... +3..ㅜ.ㅜ 올라간다. 그만큼 아마추어 골퍼에게는 도전적인 코스로 누구나 인정할만한 구장.
스코어는 계속해서 무너지고 있었지만 코스가 던져주는 도전 과제를 풀어가는 것이 재밌다. 그런 면에서 좋은 골프 스코어를 위해서 골프를 치는 사람들은 싫어할 수도 있는 구장일 것도 같다. 반면에, 스코어보다는 코스의 다양성과 매순간 치열하게 정확한 샷을 요구하는 골프의 스릴을 좋아한다면 푹 빠질 수 있는 구장.
롯데스카이힐은 36홀 골프장으로 대중제 18홀과 회원제 18홀로 되어 있다. 대체적인 평가는 대중제보다는 회원제가 더 인간적(?)이라는 것인데 그런 좀 더 인간적인 곳에서 이 정도로 헤매고 있으니 골프의 길은 아직 멀고도 멀게만 느껴진다.
롯데스카이힐에는 숲과 계곡만 있는 것이 아니다. 물도 충분히 많다.
15홀 정도 지났을까 매홀매홀 진지하게 치려고 노력했지만 동그라미가 겨우 2~3 개 밖에 안보인다. 에라이... 그래도 스코어에 짜증이 나기 보다는 코스가 주는 재미에 빠져든다.
야생과 같은 벌판과 밀림 속에서 치열한 전투를 하다보니 어느덧 마지막 홀에 다다랏다. 마지막 par-5 홀, 세컨샷이 좋아도 그린 바로 우측에는 워터해저드, 좌측에는 벙커들이 도사리고 있어서 안심할 수 없었다. 써드샷까지 그린 공략에 성공해서 마지막 동그라미 완성!
코로나가 오기 전에는 부킹도 얼추 되고 도민 할인도 괜찮았는데 지금은 먼 나라 이야기, 지인의 지인 덕분에 오랜만에 쓰릴 만점 코스에서 좋은 가격으로 롯데 스카이힐에서 라운딩을 했다.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코스가 매우 재밌는 골프장. 마치 제주 서부의 에코랜드처럼 야생과 같은 느낌을 주는 골프장이다. 도전적인 면에서는 제주도에서 우리들cc 와 더불어서 양대 산맥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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