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처음 내려갔을 때 지인들이 테디밸리에서 볼을 친다는 얘기를 듣고 무작정 테디밸리에 연습하러 갔었다. 그때는 골프 문화를 잘 모르기도 했고 제주도는 육지보다는 개방적이라고 생각했던걸까? 가면 연습할 수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프론트에서 회원이 아니면 안되는데 멀리서 오셨으니 한 바구니 치고 가시라고 해서 내 생각에도 멀리서 온 것 같아서 그냥 한 바구니 연습하고 온 적이 있다. 이게 테디밸리cc 첫 경험이었는데 당시 야외 연습장에 나와 와이프밖에 없을 정도로 한산했다가... 누구 한명이 왔는데 뜻밖에 아는 사람이어서 회원이 아니어서 불쾌해질 뻔하다가 결론적으로는 재밌는 기억이 되었다.
여튼, 서론이 길었는데 코로나로 골프 호황이 오기 전에는 가끔 도민 부킹으로 1~2번 갔던 골프장이었는데 코로나 시대에 접어들면서는 어디든 부킹하기 힘든데 회원인 친구덕에 정말 오랜만에 테디밸리에서 란딩을 했다.
테디밸리는 제주도에서도 비교적 낮은 해발 고도에 자리하고 있고 그렇다고 해안가에 위치한 것도 아니어서 다른 제주 구장에 비해서 바람도 덜하고 겨울에도 확실히 덜 추운 것 같다. 대신에, 먼 바다가 보이는 시원한 뷰보다는 곶자왈 안속에 둘러싸인 포근한 느낌을 받는 구장. 산속에 있는 느낌이어서 그런지 제주에서 육지 골프장에 온 느낌도 받는다.
티박스에서 보면 페어웨이가 넓어 보이지만 막상 티샷한 공이 떨어진 위치에 가보면 페어웨이 폭이 그리 넓지 않다는 걸 보게 된다. 자칫 티샷이 밀리거나 감기면 여지없이 곶자왈 속으로 볼이 들어가서 볼을 찾기가 어려워지니 티샷할때 강한 샷보다는 조절된 샷으로 쳐야 스코어를 낼 수 있다.
페어웨이 잔디는 버뮤다 그래스로 한국에서는 드문 종이라고 한다. 개인적으로는 약간 질긴 느낌을 받았다. 질겨서 세게 쳐야 될 것 같지만 힘 빼고 가볍게 쳐야 한다.
해발 150m 정도의 낮은 지대에 있어서 그런지 코스 내 고저차가 크지 않다. 란딩을 할때 주로 걸어다니는 편인데 덕분에 편하게 걸을 수 있었다.
2부 제일 늦은 티여서 그랬을까 날이 어둑어둑... 그러나 테디밸리에는 라이트가 있다. 고급 골프장은 라이트가 없다 = 사람을 덜 받는다 라는 공식이 있지만 관리만 잘 된다면 실용적인 선택일듯 싶다. 다만, 라이트가 구장의 경관에 도움이 안되는 건 맞는 것 같긴 하다.
이리하여 중간중간 티샷이 와이파이로 흔들리기도 했고 의외로 페어웨이가 좁은 구간들이 나와서 티샷이 부담스럽고 그린 스피드가 3.2m 정도로 빠른데 그린 경사도 꽤 있어서 그린 플레이가 어려웠는데 의외(?)의 버디와 어프로치로 만든 스코어라고 자평하면서 이번 란딩은 84타로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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