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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청수집

첫 건축사와 이별, 그리고 경험

by 차르스 2021. 11. 3.

건축 설계를 한지 4개월 정도 지나고 나서 실시 설계로 시공 견적을 받았는데 꽤나 기대 이상의 숫자들이 날라왔다. 건축이 처음이라 시작부터 어리둥절했는데 시공 견적을 받아보는 단계가 되니 건축사는 갑자기 자기네 건축 견적은 원래 이 정도 나온다고 이야기를 하시 시작. 음, 분명 설계 초반에는 '건축주의 예산에 맞춰서 설계를 하지 않으면 그것도 문제더라고요.' 라면서 우리가 원했던 천창, 2층 등등은 안된다고 했었는데... 아무리 제주도라 하더라도 어느 대기업 회장님의 시공 평당가가 나왔다. 이렇게 되면 두마리 토끼는 커녕 한마리 토끼도 못잡은 것 같은데... 게다가 건축주 예산에 맞춰서 초기 설계를 해야된다던 건축사에서 제안했던 독특한 구조물로 인해 건물 전체 기초 자재부터 구조를 튼튼히 해야해서 초고비용 견적이 나왔던 것. 이게 무슨 시츄에이션인가 설계에 대해서 항의를 하니 건축사에서는 공간감 공간감 건축되면 다를거다 그러는데 아무리봐도 구조는 너무 단순하고... 무엇보다 스테이+공방으로서 구조나 동선에서 매력 포인트는 단조로우면서 기초 공사에 서이런 초고비용을 만들어내는 설계 스타일에 의구심이 들기 시작.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다 여기까지 온 시간과 비용, 노력 등이 아쉽지만 그간의 과정들을  돌이켜 봤을 때 새출발하는 게 낫겠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설계 변경 시에도 돈을 달라하니...ㅎ 그래도, 최대한 좋게 이별을 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공간감 공간감...?

여튼, 컨셉과 필요한 요소, 예산을 정리해가면 건축사가 그걸 기반으로 설계를 하고 그 댓가로 설계비를 가져가는 거라 생각했는데 우리도 너무 믿기만 했던 것 같다. 건축 역시 쉽지 않다. 건축사와 일을 한번 해 봤다고 건축사에 대한 환상도 없어져서 이번에는 전체적인 건물 형태와 내부 구조 배치 초안까지 직접 정리해서 다른 곳과 건축 설계를 풀고 있는데 결과는 어찌될지 모르나 이야기할때마다 같이 고민하고 더 좋은 피드백들이 오는 과정들에 만족한다. 그리고, 드디어 이번 달이면 삽을 뜰 듯!

 

* 건축사와 일을 해보면서 느낀 점들을 정리해본다.

  1. 건축사에 설계를 전적으로 맡길 생각이라면?
    1. 건축사마다 설계 어프로치가 다르니 디자인적은 측면은 포폴을 충분히 보고 컨택하는 게 좋다.
    2. 건축사가 설계했던 건물에 가서 건물주와 컨택을 시도해 보는 것도 좋다. 설계에 만족하는지, 건물 하자는 없는지. 건물 하자가 보통 시공사의 영역으로만 볼 수 있는데 현실적인 부분을 고려하지 않은 설계라면 시공탓만 할 수도 없지 않은가?
    3. 설계에는 기획설계, 실시 설계 등의 절차가 있는데 기획 설계 단계에서 확신이 들지 않는다면 건축사 말만 듣지 말고 관련 레퍼런스들을 찾아보던가 해서 확신이 들때까지 오케이를 하지 않는 게 좋다. 뒤로 갈수록 설계 변경이 더 어려워지기 때문.
    4. 최종 건축 비용에 대해서는 시공을 같이 하는 곳이 아니라면 건축사들도 정확히 모른다. 경험이 많은 건축사라면 어림잡을 수는 있을듯.
    5. 설계 중간 단계에서 결과물이 마음에 들지 않고 과정에서도 도저히 각이 안나온다면 더 진행하지 말고 그 단계에서 멈추는 게 그나마 돈을 절약할 수 있다.
  2. 내가 생각하는 그림이 있다면?
    1. 건물 외관 및 방, 화장실 등 실내 구조 및 동선에 대해서 최대한 구체적이고 확정적인 안을 정한 후 건축사 혹은 설계&시공사를 찾아가서 건축 예산등 종합적인 건축 요소들을 조율해가면서 최종안으로 다듬어 가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자, 이제 곧 시공이다. 이번에는 또 어떤 일들이 기다리고 있을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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